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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버리고 제주로 탈출한 간 큰 백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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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우키요에 한 점 소개합니다.
전에 한번 소개한 바 있는 카츠시카 호쿠사이의 작품입니다.
카츠시카 호쿠사이는 우키요에의 대표적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특히 풍경화 계열의 우키요에인 메이쇼에(名所繪)의 대가입니다.
에도시대를 정점으로 발달한 우키요에는 다른 예술 쟝르가 모두 그러하듯 당시의 시대 상을 반영하여 발달했습니다. 무사계급이 일본을 지대하던 에도시절, 쇼군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지키기 위해 각지에 흩어져 있는 장수들을 에도에 와서 머물게 하였습니다. 자신의 곁에 두어 계속 감시하겠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이들 장수는 일년에 정해진 기간동안에는 자신의 영지로 돌아가서 일정기간을 머물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에도를 중심으로 마치 우리나라의 원(院)과도 같은 역참이 발달하게 됩니다. 이는 곧 승려들이나 일반인들의 여행의 발달까지 이르게 되었으며, 이러한 여행의 증가는 이와 관련된 각종 산업의 발달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사회적 상황 속에서 우키요에는 마치 요즘의 관광엽서와도 같은 의미로 일반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되고, 이것이 바로 메이쇼에의 발달을 가져오게 됩니다. 물론 미인도 계열의 우키요에나, 카부키 배우를 중심 소재로 삼은 야쿠샤에(役者繪) 계열의 우키요에는 또 다른 발달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 작품은 전에 소개한 '카나가와의 파도'라는 작품과 함께 '후카쿠(후지산) 36경'이라는 판화집에 수록된 <甲州石班澤>이라는 작품입니다. 판화집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후지산이 중심 소재입니다.

1. 자연은 인간을 넘어...

흰 포말을 일으키며 무서운 기세를 떨치는 바다가 화면을 가득 메웁니다. '카나가와의 파도'에서도 바다는 화면을 압도하며 등등한 기세를 떨쳐보인 적이 있습니다. 그런 바다 위로 후지산이 예의 근엄한 모습으로 원경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후지산과 바다는 그저 산과 바다의 의미로 받아들이기에는 일본인들에게 그 의미가 너무 큽니다. 알다시피 후지산은 일본인들의 영산(靈山)으로 그 의미는 마치 우리 민족에게 백두산이 가져다 주는 의미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일본인들에게 후지산은 정신과 혼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나라 일본에게 바다는 일상의 터전이자 삶의 보고(寶庫)요, 저항과 시련의 대상이자 두려움의 존재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화면에 표현된 후지산과 바다는 그저 일상적인 자연의 풍경이라기 보다는 일본인들의 정신과 일상, 즉 일본인의 靈과 育을 지배하는 온전한 삶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2. 인간은 자연을 품고...

일본인들의 정신과 삶의 상징인 거대한 자연 앞에 인간의 모습은 그저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보잘 것 없이 작은 체구에 낡은 누더기 하나 겨우 걸친 인간의 모습은 위태롭기까지 합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낚시줄은 이승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단 하나뿐인 수단이요, 그들 삶의 방식의 전부입니다. 바다가 저리도 요동을 치니 바람도 거셀 것이고 머지않아 큰 비라도 내릴 듯 합니다만 그래도 낚시줄에 삶을 내맡겨야 하는 인간의 모습은 팽팽하게 당겨진 낚시줄만큼이나 위태롭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나약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이지만, 화면 속에서 우리는 자연에 동화된 인간의 모습을 살필 수 있습니다.
중턱 허리 꺾여 흐르는 갯바위의 모습과도 같이 허리를 꺾고 서 있는 모습이나, 세밀하게 묘사하지 않고 그저 바다 위  몇 개의 수평선으로 간결하게 처리해 버린 중경과 원경을 대신해서 바다와 후지산을 연결해 주는 인간의 모습은 그가 이미 자연의 일부로 동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 한편, 후지산 왼편 능선의 흐름은 오른편 능선에 비해 짧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잘려진 능선은 어부의 육신을 타고 흘러 이내 갯바위를 따라 바다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그는 자연에 순응하고 섭리를 따라 사는 방법을 익혔음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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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담긴 예술작품은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화면을 하나 하나 뜯어 보면서 작가의 의도를 하나씩 상상해 나가면서 깨달을 때마다 묘한 쾌감에 사로 잡힙니다. 그것이 바로 예술이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 예술적 카타르시스가 아닐까합니다.
Posted by Dreaming Blue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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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23 04:25 중간고사 준비중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검색에 떠서 구경하고 갑니다. 우키요에 평이 블로그에는 잘 없는데 여기에 좋은 글이 있어서
    도움이 됐습니다. 수고하세요~

    • 2007.04.23 13:19 Favicon of http://petrus.flykova.com BlogIcon 박동필  댓글주소  수정/삭제

      이미 오래전에 포스팅한 글이라서 저도 존재를 잊고 있었던 글이었는데...
      먼길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줍잖은 글이 도움이 되셨다니 쑥스러울 따름이네요.